가을엽서 가을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취미생활/명시감상 2019.08.28
春信 / 유치환 春信 / 유치환 꽃등인 양 창 앞에 한 그루 피어오른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작은 멧새 하나 찿아와 무심히 놀다 가나니.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에서 작은 깃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내다가 이 보오얀 봄길을 찿아 문안하여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아름다운 그 자리 가지에 여운 .. 취미생활/명시감상 2019.07.31
복 종 / 한용운 복 종 한용운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만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건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취미생활/명시감상 2019.07.31
친구를 위하여 / 이해인 친구를 위하여 / 이해인 올 한 해도 친구가 제 곁에 있어 행복했습니다 잘있지? 별일 없지? 평범하지만 진심 어린 안부를 물어 오는 오래된 친구 그의 웃음과 눈물 속에 늘 함께 있음을 고마워합니다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사랑보다 깊은 신뢰로 침묵 속에 잘 익어 감칠맛 나는 향기 그.. 취미생활/명시감상 2019.07.27
비 개인 여름 아침 / 김광섭 비 개인 여름 아침 김광섭 비가 개인 날, 맑은 하늘이 못 속에 내려와서 여름 아침을 이루었으니 녹음이 종이가 되어 금붕어가 시를 쓴다. 취미생활/명시감상 2019.07.27
별은 너에게로 / 박노해 별은 너에게로 / 박노해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절망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 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네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길없는 어둠을 걷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 주저앉지 말아라 가장.. 취미생활/명시감상 2019.07.21
장 맛 / 박목월 장(醬) 맛 어둑한 얼굴로 어른들은 일만 하고 시무룩한 얼굴로 어린 것들은 자라지만 종일 햇볕 바른 양지쪽에 장독대만 환했다. 진정 즐거울 것도 없는 구질구질한 살림 진정 고무신짝을 끌며 지루한 하루하루를 어린 것들은 보내지만 종일 장독대에는 햇볕만 환했다. 누구는 재미가 나.. 취미생활/명시감상 2019.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