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한시감상

王維(왕유)

德川 2020. 5. 24. 18:36

王維(692~761). 詩佛, 人仙.-(1)

 

 

왕유는 盛唐의 산수전원 시인이며, 화가로서는 南宗畵開祖이다. 현재 그의 시 400여수가 전해오고 있다. 그는 조숙한 천재로 알려졌으며 독실한 불교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왕유는 당 현종 개원 원년의 과거에서 장원으로 진사에 오른 뒤 太樂丞이 되었으며 감찰어사를 역임했다. 천보 14(755)년에 안녹산이 난을 일으켜 현종은 을 향해 피난했다. 그러나 그는 피난을 하지 못하고 장안에 남았다가 안녹산의 압력으로 관직을 맡았다. 이 때문에 난이 평정된 뒤에는 부역죄로 형벌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동생 王縝의 적극적인 변호와 그의 시 凝碧詩가 알려지면서 죄를 면할 수가 있었다. 왕유의 시 두 수를 감상하고자 한다.

 

渭城曲(위성의 노래)

 

渭城朝雨浥輕塵, 客舍靑靑柳色新.

勸君更盡一杯酒, 西出陽關無故人.

*; 젖을 읍. 젖다, 촉촉해지다.

 

위성의 아침 비는 흙먼지를 적셨고,

객사의 푸른 버들 빛은 더욱 싱싱한데.

그대에게 권하노니 술 한 잔이라도 더 비우시게,

서쪽 양관으로 가면 아는 사람도 없을테니.

 

 

이 시는 악부시로 길 떠나는 사람을 전송하면서 부르는 시이다. 위성은 지금의 陝西省 咸陽市 관할 구역 이름인데 당시에는 西域으로 여행하는 사람을 이곳에서 전송했다.

이 시는 송별시 중에서도 잘 알려진 걸작이다. . 송 대에는 송별의 술자리나 혹은 酒樓에서 이 시를 애창했다. 처음 두 구에서는 이별의 계절과 풍경, 시간과 장소를 밝혔고, 3, 4구에서는 술을 한 잔 더 권하면서 보내는 이별의 정을 토로하였다. 시어가 질박하고 뜻이 돈후하며 영상이 선명하여 이별의 술자리에서 부르기 좋은 노래였다.

 

 

凝碧詩

 

萬戶傷心生野煙, 百官何日再朝天.

秋槐落葉空宮裏, 凝碧池頭奏管絃.

 

천하가 다 상심하고 들불 연기 피어나는데,

백관은 언제 다시 천자를 뵈려나.

가을 홰나무 잎이 빈 대궐에 우수수 지는데,

응벽지 가에서는 풍악을 연주하는구나.

 

 

안록산이 응벽지에서 주연을 펼치고 梨園의 악공들을 강제로 동원하자 악공들이 슬피 통곡했다. 왕유는 그 소식을 듣고 이 '응벽시'를 지었다. 이 시로 하여금 왕유가 사면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왕유는 다시 벼슬에 올랐으나 만년에 하직하고 은거했다.

왕유의 시에는 불교의 용어가 나타나는데 불교사상이 시의 내용이 되기보다는 그의 산수자연시를 지탱하는 바탕이 되었다.

이백은 道家 사상과 함께 협객의 기질이 농후하였고, 두보는 儒家 사상을 가지고 고통 받는 백성들을 대변했고, 왕유는 佛敎적 바탕에서 자연 속에 안주하려 했다. 당나라를 대표하는 세 시인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백은 타고 난 天才이고, 두보가 열심히 노력하여 스스로 닦은 地才라면, 왕유는 人才라고 비교한 말이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왕유는 그 만큼 인정도 많았던 시인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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