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취미생활 > 명시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바람이 오면 / 도종환 (0) | 2012.10.15 |
---|---|
[스크랩] 菊花(국화)/미상 (0) | 2012.10.12 |
어머니 / 김초혜 (0) | 2012.09.06 |
[스크랩] 비단길 2 / 강연호 (0) | 2012.09.06 |
[스크랩] 안암동 . 2 - 영화 밖 (0) | 2012.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