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여기 꽃이 있어요/나태주
가슴 속에 꽃을 간직한 사람만이
꽃을 볼 수 있고
꽃을 기를 수 있다.
가슴 속에 새소리를 간직한 사람만이
새소리를 들을 수 있고
새소리를 불러올 수 있다.
집집마다 좁은 뜨락에
시샘하듯 피어나는 꽃들의 무리
모셔두고 어깨 부비며
더불어 살 줄 아는 사람들
도심의 좁은 공간에선
화분에 꽃을 심어
집집마다 발코니에 내다 놓는다.
하나님, 여기 꽃이 있어요
하나님, 우리가 기른 꽃 좀 보아주세요.
깃발을 내어 걸 듯
꽃들을 내어 놓는다.
마음 속에 하나님을 모시고
사는 사람들만이
꽃들을 바라보고
새소리를 들을 수 있고
아름다운 세상
아름답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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