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명시감상

하나님 여기 꽃이 있어요/나태주

德川 2019. 5. 17. 21:32


하나님 여기 꽃이 있어요/나태주


가슴 속에 꽃을 간직한 사람만이

꽃을 볼 수 있고

꽃을 기를 수 있다.


가슴 속에 새소리를 간직한 사람만이

새소리를 들을 수 있고

새소리를 불러올 수 있다.


집집마다 좁은 뜨락에

시샘하듯 피어나는 꽃들의 무리

모셔두고 어깨 부비며

더불어 살 줄 아는 사람들


도심의 좁은 공간에선

화분에 꽃을 심어

집집마다 발코니에 내다 놓는다.


하나님, 여기 꽃이 있어요

하나님, 우리가 기른 꽃 좀 보아주세요.

깃발을 내어 걸 듯

꽃들을 내어 놓는다.


마음 속에 하나님을 모시고

사는 사람들만이

꽃들을 바라보고

새소리를 들을 수 있고

아름다운 세상

아름답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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