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명시감상

[스크랩] 소년/윤동주

德川 2017. 12. 2. 09:29



소년/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무가지 우에 하늘이 펼쳐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 보려면 눈섭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씃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 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속에는 사랑처럼 슬픈얼골 -


아름다운 순이의 얼골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어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얼골 - 아름다운 순이의 얼골은 어린다.



출처 : 붓장난
글쓴이 : 덕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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