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욕 시간에 양지쪽에서 푸른 하늘 넋을 놓고 보다가 붉은 벽돌
밑에 피어 있는 흰 꽃잎이 코스모스 한송이를 따왔다.
줄기에 다씹던 껌을 붕대처럼 감아서 벽에다 붙여 놓았다.
어둑한 옥방 속의 더한층 흰 그 꽃잎 옆에는 땀에 찌들은 판자 위에
낙서가 많다. 까까머리 내 청춘, 無罪, 파란 인생, 그리워 불러보는 인생이건만
생각을 말자
그리고 몇년도의 몇월치의 달력인지 77개의 칸을 그어서 깨알같이 숫자를
적어 놓았다.
불행은 대개 행복보다 오래 계속된다는 점에서
고통스러운 것이다. 행복도 불행만큼 오래 계속된다면 그것 역시 하나의
고통이 아닐 수 없다.
- 신영복의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에서-
출처 : 붓장난
글쓴이 : 덕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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