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명시감상

[스크랩] 한용운/해당화

德川 2016. 1. 19. 09:37

해당화

 

 

한용운


당신은 해당화가 피기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랬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합니다.


철 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 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니다그려.

시름없는 꽃을 주워 입술에 대고, '너는 언제 피었니' 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출처 : 여러 생각
글쓴이 : 머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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