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컥 사표를 내버리고 뉴욕으로 날아가 1년 반 동안 헤맨 적이 있다.
그 때 만난 한 여성 뉴요커는 유난히 정장 맵시가 좋았다.
키가 크고 다리도 길어 회색이나 검정색 바지정장이 멋스럽게 어울리는
그녀는 가방도 빅 사이즈로 매치해, 딱 봐도 월스트리트의 커리어우먼 같았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그녀는 꼭 그 정장 슈트에 운동화를 신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어 물었다. 정장에 왜 구두가 아니라 운동화만 고집하는지.
그녀는 매일 일하다 한두번은 운동화 끈을 꽉 조여 다시 맨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에서의 삶은 고액 연봉에 멋진 사무실, 겉으로 보기에는 누구보다 화려하지만
그 속은 바짝바짝 타들어갈 만큼 엄청난 경쟁에 내던져져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 자신을
채찍질해야만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화 끈을 바짝 조이고 평소보다 한 템포 빨리 걷자.
그리고 꼭 이겨먹어버리고 말겠다는 각오를 다져보자.
<노진희의 '서른다섯까지는 연습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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