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렸다 - 나태주
돈 가지고 잘 살기는 틀렸다
명예나 권력, 미모 가지고도 이제는 틀렸다
세상에는 돈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고
명예나 권력, 미모가 다락같이 높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요는 시간이다
누구나 공평하게 허락된 시간
그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써먹느냐가 열쇠다
그리고 선택이다
내 좋은 일, 내 기쁜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고르고 골라
하루나 한 시간, 순간순간을 살아보라
어느새 나는 빛나는 사람이 되고 기쁜 사람이 되고
스스로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이다
틀린 것은 처음부터 틀린 일이 아니었다
틀린 것이 옳은 것이었고 좋은 것이었다
이럴 수가! 시는 사무사(思無邪)라더니 이렇게 욕심이 없어서야! 돈, 명예, 미모 다 권력이니 그런 권력의 절대 기표 하나쯤은 있어야 허리 좀 펴고 살지 않겠나. 그러나 그것은 틀렸다. 세상에서 최고로 큰 욕심은 순간순간을 내 좋은 일, 내 기쁜 일을 하고 사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해서 ‘스스로 아름다운 사람’이 되겠다니! 그보다 더 큰 욕심은 없으니 틀린 것이 옳은 것이고 좋은 것이었다고 하신다.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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