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혹은 /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 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 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은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취미생활 > 명시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속에 핀 꽃" -김옥림- (0) | 2020.04.06 |
---|---|
노인들/기형도 (0) | 2020.03.19 |
그대 앞에 있다/김종해 (0) | 2020.02.19 |
우리 동네 목사님-기형도 (0) | 2020.01.28 |
꽃밭에 서면----이해인 (0) | 2020.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