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명시감상

[스크랩] 아내를 위한 자장가 -박두진

德川 2018. 6. 10. 16:08
    아내를 위한 자장가 -박두진 바람에 서느러히 흔들리며 닿을듯 하늘로 싱싱한 긴 너의 살눈썹은 푸르른 수림. 수림으로 둘리운 잔잔한 수면 하늘 먼 옛날로의 옛날로의 푸른 네 두 눈은 생각하는 호수. 그 호수, 그 눈, 이제는 오, 고요히 나의 품에 아가 처럼 감으라. 흰 나랠 채곡 접듯 생각 하는 지침과 꿈의 나랠 걷우고 아가 처럼 안겨들어 밤 품에 쉬이라. 불에 타는 강물처럼 노을 이미 온 하늘 활활 타며 번져가고 흰 너의 이마 위를 먼 하늘 푸른 별들 덧덮여 흘러 가면 나는 솟쳐 오는 바닷파도 노해 오는 파돌 막아 너의 곁에 살마. 반짝이는 아침이슬 수풀 사이를 점점한 붉은 꽃잎 어지러운 사이를 좇는 짐승 포효소리 오늘도 어제 같고, 지리 지리 지리 지리…. 목이 가는 풀벌레들 잎그늘에 엎드려 이제야 일제히 흘러드는 달빛 위에 울어 예며 있다. 약하나 비록 너를 비운 내 팔은 산맥으로 삼고 흰 너의 이마 위에 입술이랑 묻으며 아내여! 저 바람소릴 지켜 줄게 지금은 자렴. 짐승소릴 지켜 줄게 지금은 자렴. 이브. 오 나의 이브. 푸른 저, 숲을 넘어 들려 오는 카인에게 죽이운 아벨의 피의 소리, 좇게 나는 카인의 목을 놓는 울음소리, 여울처럼 세차 오는 울음소리들도 아, 이밤, 자는 네겐 모르도록 나만 혼자 울마.
출처 : 거북이 날개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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