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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 먼 나라를 아십니까 - 신 석정

德川 2012. 10. 19. 04:14

 

 

 

그 먼 나라를 아십니까  - 신 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나라를 아십니까?


깊은 삼림대(森林帶)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들이  마음 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아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아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로이 풀 뜯고,


길 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 소리 구슬피 들려 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아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셔요.


그 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아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 까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오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똑 따지 않으렵니까?


시인 ---신 석정(辛夕汀, 1907-1974, 본명 錫正)


6 25전쟁 후 농촌(전주)에서 교사 생활을 하며 만년을 보냄.

 

농촌에 살면서 타고르 등의 영향을 받아 목가적인 자연귀의의 정신을 노래함.


 

 

출처 : 붓장난
글쓴이 : 덕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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