德川 2020. 1. 7. 10:33

杜甫杜甫草堂




두보는 일생을 가나하게 살았다. 두보가 활동하던 시기의 당나라는 이미 부패하여 매관매직이 성행했고, 말로는 천하의 영재를 중용한다고 떠들어댔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두보는 몇 차례 과거시험을 보았지만 낙방하였다. 뒤 늦게 嚴武의 도움으로 한직을 가졌지만 안사의 난으로 사천성 청두에 피난하여 浣花溪 곁에 草堂을 짓고 몇 년 간 살았다.

이 시기에 남긴 시가 240여 수에 이르렀으며 그의 일생 중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후대에 두보를 기념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杜甫草堂>을 지었다. 그 곳에는 두보의 삶, 두보가 남긴 유적, 넓은 정원, 두보의 조각상 등을 볼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春夜喜雨-봄밤에 내리는 기쁜 비

好雨知時節, 當春乃發生.

隨風潛入夜, 潤物細無聲.

野徑雲俱黑, 江船火獨明.

曉看紅溼處, 花重錦官城.

*; 지름길 경. *; 함께 구. *=



좋은 비는 시절을 잘 알아,

봄이 되니 드디어 내리네.

바람을 따라 몰래 밤에 들어와,

소리 없이 만물을 촉촉이 적시네.

들길에는 구름이 낮게 깔리고,

강 위에 뜬 배에서만 불빛 비치네.

새벽에 붉게 젖은 곳을 바라보니,

금관성에 꽃들이 활짝 피었네.




錦官城은 청두의 옛 이름이다. 두보의 청두초당 시기는 그의 생애에서 가장 행복하였다. 그러한 여유로움 속에서 기다리던 봄비가 내리니 반가운 느낌이 더했던 것 같다. 이 시는 만물을 윤택하게 하는 봄의 희망을 시에 담아, 비 내리는 봄날 밤의 정경을 섬세하게 묘사한 명시로 꼽힌다.

그러나 두보의 청두 생활이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두보는 嚴武가 죽자, 남방으로의 방랑길에 나선다. 다시 가난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旅夜書懷-나그네가 밤의 감회를 쓰다.

細草微風岸, 危檣獨夜舟.

星垂平野闊, 月涌大江流.

名豈文章著, 官應老病休.

飄飄何所似, 天地一沙鷗.

*; 돛대 장. *; 샘솟을 용. *飄飄; 질풍, 일정하지 않은 바람.




언덕 위의 가는 풀들이 미풍에 흔들리고,

높이 솟은 돛 배 안에서 홀로 밤을 보낸다.

별은 드넓은 들판에 드리워져 있고,

큰 강 위로 달이 솟아오른다.

어찌 글로 써 이름을 들어내리오?

늙고 병들어 벼슬도 물러났나니,

떠도는 이 신세 무엇에 비길까,

하늘과 땅 사이 한 마리 갈매기 같구나!



이 시는 두보가 청두를 떠나 방랑길에 오르면서 지은 시다. 생활의 근거를 잃고 곤궁한 처지에 다시 놓인 시인의 심경이 잘 들어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