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禹錫(유우석)
劉禹錫
劉禹錫(772~842)의 자는 夢得이며 河北省 출신이다. 唐 나라의 저명 시인이며 中唐 문학을 대표하는 인물의 한 사람이다.
그는 博學宏詞科에 급제하여 淮南節度使 杜佑의 막료가 되었으나 정치개혁의 실패로 朗州司馬, 連州刺使 등으로 전직되기도 했으며 중앙과 지방의 관직을 두루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劉夢得文集》, 《外集》 등이 있다.
만년에는 白樂天(백거이의 자)과 교류하면서 시문에 정진하였다. 白居易와 이름을 나란히 하여 劉白이라 불리기도 했고, 白居易는 그를 詩豪라고 부르면서 추앙했다고 한다.
竹枝詞-二首(一)
楊柳靑靑江水平, 聞郞江上唱歌聲.
東邊日出西邊雨, 道是無晴却有晴.
버드나무 가지 푸르게 언덕에 늘어지고 강물은 잔잔한데,
강 위에서 낭군의 노래 소리 은은히 들려오네.
동쪽에는 해 뜨고 서쪽에서는 비 내리니,
흐린 날이라 해야 할지 맑은 날이라 해야 할지?
竹枝詞는 樂府詩의 일종이다. 〈竹枝〉란 원래 파유(巴歈) 지방 일대에 유포된 民歌의 일종이다. 劉禹錫은 竹枝라는 민가를 취합하여 〈竹枝詞〉라는 작품양식으로 재정비하고 연작시의 형태로 11수를 남겨서 문단에 부각시킨 시인이다. 여기 소개한 죽지사는 11수중의 한 구절인데, 이 시가는 愛情詩로 유명해서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노래다.
이 시에서 ‘晴’은 ‘情’으로도 쓰이는데, 중국 발음의 음이 같고,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실제로 《全唐詩》에는 情으로 표기되기도 했다. ‘情’으로 표기될 경우, “내게 마음이 있다고 해야 할 지 없다고 해야 할 지.”라고 하는 노골적인 풀이가 되고, 晴으로 풀이해도 상대의 심리에 혼란스러워서 情人의 마음을 가늠하는 의미로 충분하다.
烏衣巷
朱雀橋邊野草花, 烏衣巷口夕陽斜.
舊時王謝堂前燕, 飛入尋常百姓家.
*巷; 거리 항, 마을 안에 있는 거리.
주작교 언저리에는 온갖 들꽃이 피고,
오의항 어귀에는 석양도 비껴섰구나.
그 옛날 王導와 謝安의 집에 넘나들던 제비들,
이제는 배성들 집에 예사로이 날아드네.
*烏衣巷; 검은 옷을 입은 동네라는 뜻, 晉나라 때 王導와 謝安 등 귀족들이 살면서 자손들에게 늘 검은 옷을 입혔기 때문에 생긴 이름. *朱雀橋; 오의항 입구에 있는 다리. 주작은 붉은 봉황으로, 東은 蒼龍, 西는 白虎, 南은 朱雀, 北은 玄武가 지킨다고 하여 이를 四靈이라 한다.
〈烏衣巷〉은 역사의 흥망을 노래한 시다. 이 시의 3, 4구는 인생의 성쇠를 말할 때 흔히 나오는 구절이다.
오의항은 지금의 南京 근처에 있는 지명이다. ‘巷’은 주택가의 골목이라는 뜻이다. 동진시대의 귀족 마을 이었다.
이 시는 劉禹錫의 〈金陵五題〉의 하나이다. 이 시는 분명 古跡을 읊었지만 그 뜻은 매우 상징적이다. 이 시의 주제는 인간의 榮枯盛衰를 읊었다. 현재의 남경은 唐代에는 金陵이었지만, 吳나라이후 東晉까지는 國都로 번영을 누렸다. 한 때 국민당 정부의 수도이기도 했다. 유우석은 귀족들의 마을로 번성했던 오의항의 황폐한 거리 모습을 진지하게 묘사했다.
‘野草花’와 ‘夕陽斜’는 對偶이면서 衰落의 상징이다. 그리고 넘나드는 제비를 보고 인간의 영고성쇠를 객관적으로 묘사하여 읽는 이들로 하여금 국가의 흥망과 인간의 영고성쇠를 돌아보게 하는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