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한시감상

李益(이익)

德川 2019. 9. 16. 17:21


李益




李益(746~829)의 자는 君虞(군우). 中唐詩人으로 邊塞詩로 이름이 났고, 五言七言 節句에 모두 능했다. 그는 憲宗 秘書少監集賢殿學士를 지냈고, 文宗 禮部尙書를 지냈다. 大曆十才子의 한 사람이다.



喜見外弟又言別- 이종 아우를 반갑게 만나고, 이어 이별을 말하다.

十年離亂後, 長大一相逢.

聞姓驚初見, 稱名憶舊容.

別來滄海事, 語罷暮天鐘.

明日巴陵道, 秋山又幾重.

*; 찰 창, 싸늘하다. *; 방면할 파, 쉬다, 그만두다. *; 땅 이름 파.



십년 난리를 겪은 뒤에,

어른이 되어서야 서로 만났네.

성을 듣고 놀라 다시 보며,

이름을 부르면서 옛 얼굴을 떠올렸네.

헤어진 뒤로 일어난 상전벽해 같은 일들을,

이야기하다 보니 저녁 종소리가 들려오네.

내일이면 파릉으로 길 떠나야하니,

가을 산은 또 몇 겹이런가.



外弟는 이종 사촌을 일컫는 말이다. 사람이 살면서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야 다반사지만, 그것이 전란에 인한 것이라면 더욱 짠하다. 특히 6.25 한국전쟁으로 인하여 천만 이산가족을 만들어낸 우리에게는 전란으로 인한 이별 이야기는 각별하다. 李益의 이종 간도 전란으로 어릴 때 헤어진 후 장년이 되어서 만났다가 또 헤어져야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반가운 재회와 언제 또 만날지 모를 이별의 서글픔을 잘 묘사한 시다. ‘聞姓驚初見, 稱名憶舊容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어쩐지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서글픈 이산가족상봉현장을 보는 것 같은 아쉬움으로 특히 애잔한 마음이 남는다.



夜上受降城聞笛-밤에 수항성에서 피리소리를 들으며

回樂峯前沙似雪, 受降城外月如霜.

不知何處吹蘆管, 一夜征人盡望鄕.

*; 항복할 항, 내릴 강. *; 갈대 노.



회락봉 앞의 모래는 눈처럼 희고,

수항성 밖의 달빛은 서리 내린 듯 밝은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갈대 피리 소리에,

오늘 밤도 군사들은 고향 생각을 하네.



이 시는 中唐詩의 걸작으로 알려졌으며 李益邊塞詩人의 반열에 올려놓은 명작이다. 변방에 출정하여 적과 싸우는 군졸들이 차가운 달밤에 어디선가 들려오는 피리소리를 듣고 고향생각을 한다는 내용이야 흔할 법하지만, 구성이나 격이 탁월하여 많은 평자들이 칠언절구의 대표작이라고 칭찬했다.

回樂峯寧夏回族自治區中部黃河 동쪽의 靈武市 서남쪽에 있는 산이며, 受降城은 본래 漢代에 흉노들의 투항을 받아들이려고 축조한 성이었으나, 唐朝突厥族이 강해지자 이들을 막기 위해 황하 외측 河套 북안 및 漠南 초원지역에 축조한 여러 개의 성채를 말한다.

1,2구에서는 변방의 삭막한 풍경을, 3구에서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적의 피리 소리, 4구에서는 고향을 생각하는 그리움과 두려움을 잘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