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명시감상

春信 / 유치환

德川 2019. 7. 31. 08:54

                                           

                                                 春信 / 유치환


꽃등인 양 창 앞에 한 그루 피어오른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작은 멧새 하나 찿아와 무심히 놀다

가나니.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에서

작은 깃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내다가

이 보오얀 봄길을 찿아 문안하여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아름다운 그 자리 가지에

여운 남아

뉘도 모를 한때를 아쉽게도 한들거리나니

꽃가지 그늘에서 그늘로 이어진 끝없이

작은 길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