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애정이 없으면 혼을 내지도 않는다
노진희 저
자기계발서를 읽고 이렇듯 벅차게 감동받았던적이 언제였던가. 26살 독립에 성공하고 말그대로 넓은 오피스탤, 오롯이 나혼자만의 공간에서 대단한 프로젝트라도 하는 사람처럼 즐겼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게 꼭 10년전이었다. 서른다섯. 내게는 오지 않을 것 같던 그 나이가 2014년 드디어 나를 찾아왔다. 실직상태고 교제중인 애인과는 미래를 약속할수조차 없는 우울하다면 우울한 이때에 이 책이 미친듯 읽고 싶어졌다.
진작만났더라면, 책 제목이 서른다섯이 아니라 서른 셋이었다면 진작 읽고 내가 정신을 차렸을까. 부모님께 좀 더 철든 딸노릇을 했을까 궁금하지만 딱히 그렇지도 못했을 것 같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아버지와 관련된 광고나 글을 볼 때라도 떠올리고 반성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 싶다.
서른이 되면 팀장님에게 드릴말씀이 많아진다는 부분에서는 엄청 찔렸다. 나도 29살, 서른을 앞두고 호주로 어학을 떠나겠다며 여러차례 부족한 나를 잡아주는 동료들과 사장님을 뒤로하고 퇴사를 했었고, 만 서른에는 두번다시 오지않을 워킹비자를 내고 독일을 가겠다며 또 다시 사표를 던졌지만 결국 호주도 독일도 가지못했다. 당시에는 집안문제였으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겁이 많았기 때문이다.
책을 일다보면 챕터가 시작되기전에 광고 카피가 등장하는데 멋진 카피보다 내맘을 위로해주는 건 역시나 여러번 실수해준 선배 노진희의글이었다. 엄연히 작가와 독자이면서도 이상하게 난 저자가 아니라 선배로 느껴졌고 애정이 없으면 혼도 안낸다는 말에 나를 많이 좋아해주는 언니 같기만 하다. 회사 다니면서 조심해야하는 처세술, 좋은 남자를 만나기위한 방법들은 물론 스카치 할머니 이야기 이후에는 거의 맹목적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거리낌없이 무엇이든 터놓을 친구, 언니, 선배가 없다면, 당장 무엇을 해야할지조차 모르는데 어느새 30대를 맞이한 여성이라면 속는셈치고라도 이 책을 꼭 읽어주길.... 서른다섯이 된 독자의 바람은 딱 그거 뿐이다.
* 출처 : 북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