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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찔레-문정희

德川 2010. 8. 11. 17:28

 

 

      

     

     

         

    <찔레> 문정희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 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 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갔다.



    오늘은 그 아픔조차

    예쁘고 뾰족한 가시로

    꽃 속에 매달고



    슬퍼하지 말고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성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배경음악:백학(모래시계 삽입곡)

                                                        

 
출처 : 붓장난
글쓴이 : 덕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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